육중하다거나 거대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캐딜락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에스컬레이드의 전기차 모델 '에스컬레이드 IQ'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전고(193.5㎝)는 웬만한 농구선수 키만하고 전폭도 2m가 넘는다. 전장은 5.7m로 9인승 승합차보다 길다.
제너럴모터스(GM)의 최신 자율주행 기술이 집약된 '슈퍼 크루즈'를 장착하고 국내에 첫선을 보인 에스컬레이드 IQ를 지난 5일 경기 고양시에서 파주시까지 약 50㎞ 구간에서 시승했다.
세단만 운전해 본 터라 차 앞에 선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 심호흡부터 했다. 사이드스텝을 밟고 우뚝 서 잠시 '거인 체험'을 한 뒤 운전석에 앉자 전방 시야가 탁 트였다. 대시보드 전면을 가로지르는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가 시원함을 더했다.
처음에는 좁은 주차장 회전램프에 진입하는 것조차 겁이 났지만 기우였다. 천천히 출발하며 스티어링휠을 돌리자 거대한 차체가 날렵하게 방향을 틀었다. 진행 속도와 방향에 따라 뒷바퀴가 최대 10도가량 앞바퀴의 반대편으로 조향되는 '후륜 조향' 기능 덕분이었다. 또한 앞뒤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조향되는 '어라이벌(Arrival) 모드'는 에스컬레이드 IQ만의 특징이다. 차를 대각선으로 움직일 수 있어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할 때나 좁은 도로, 회전교차로 등에서 유용하다.
에스컬레이드 IQ의 '슈퍼크루즈' 주행 중 자동 차로 변경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시내 도로를 빠져나와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자유로를 만났다. GM의 자랑 '슈퍼 크루즈'를 경험해 볼 시간. 세 번의 버튼 조작으로 슈퍼 크루즈 기능을 활성화했다. '스마트 크루즈' 등 지금까지의 자율주행 보조 기능들은 스티어링휠에 손을 올리고 있지 않으면 경고를 보내고 작동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슈퍼 크루즈는 '핸즈 프리'다. 손과 발이 자유로워지는, 한 차원 높은 자율주행 보조 기능이다. 다만 운전자의 시선을 감지해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 세 차례의 경고를 보내고 멈춰선다. 현재는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 2만3,000㎞ 구간에서만 이 기능을 쓸 수 있다.
슈퍼 크루즈 상태에서 속도를 시속 100㎞로 설정한 뒤 '어색하게' 팔짱을 껴봤다. 새로 적용된 차로 중앙 유지 기능 덕에 안정감 있게 '스스로' 주행했다. 앞에 저속 차량이 나타나자 알아서 방향지시등을 켜더니 추월차로로 들어갔고, 추월 뒤에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전방에 저성남출장샵총판출장샵속 차량이 없더라도 방향지시등만 켜면 알아서 차로를 바꿨다.
일부러 휴대폰을 만지며 딴청을 피웠더니 스티어링휠의 녹색 조명이 깜빡거리다 이내 적색으로 바뀌면서 시트가 부르르 떨렸다. 경고가 울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초. 잠시 주위 풍경에 눈길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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